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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과 섬

지리산 무박종주 실패하다.

by 산혀닌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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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하순 부터 한 여름을 능가한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렇게 더웠던 6월은 기억나지 않는다.

7월3일 지리산 무박 종주에 나섯다.
미리 예약 한 안내 산악회 버스로 사당역에서 10시50분에 출발 성삼재에 2시50분에 도착 했다.
보통은 이시간이면 출입을 하게 하는데 오늘 근무하신 분은 정확히 3시에 출입을 허가했다.

성삼재 출입구

지리산 답지 않은 눅눅한 새벽 공기,별 하나 없는 하늘이 오늘의 험난한 일정을 말 해 주는 듯햇다.
보통 지리산 한여름 새벽 공기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상쾌하다.

3시 성삼재 통로를 출발 40분만에 노고단 고개길에 도착했다.

노고단 고개 지리산 종주 시작 장소

여기서 부터 지리산 주능선이 시작 된다.
F1 경주 스타트 라인 처럼 떡 버티고 서 있는 출입구를 통과 하면 바로 내리막 숲길이 이어진다.
어두운 길이지만 헤드랜턴에 의지해 아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평이한 길이기에 여기에서 삼도봉 까지는 속도를 내야 한다.
새벽 공기는 여전히 눅눅 하다.
전날 쏟아진 소나기에 물러진 땅은 걷기에 좋았다.

아직은 어두운 숲길

피아골삼거리,임걸령을 지나 노루목삼거리에 도착했다.

노루목 삼거리

노루목 삼거리는 반야봉 올라가는 길이다.
대단한 철각들은 지리 무박 종주길에도 반야봉을 올라갔다 온다.
내 걸음으로는 왕복 1시간이 넘는 길을...
나는 종주길에는 엄두를 낼 수 없다.

삼도봉에 계획 된 시간 5시10분에 도착.이미 날은 밝았다.

삼도봉

삼도봉은 전남,전북,경남 3개 道 경계지역이라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예전에는 날라리 봉이라고 불렀다.
(삼도봉은 민주지산에도 있다.충북,경북,전북 경계지역이다.)
삼도봉에 잠깐 앉아 간단한 요기를 한다.
여기에서 연하천대피소 까지는 어렵지 않은 길이다.
숲길,땅길 걷기에 부담 없는 코스다.

물론 지리산 주능선 이기에 오르막 내리막은 꽤 있다.
화개재에서 바라 본 덕유산쪽 전경은 동양화 수묵담채 그림 같았다.

화개재에서 바라본 경치

새벽이 주는 신선함과 상쾌함 이른 아침에 울어대는 이름 모를 새들 소리 들으며 걷는다.
덥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연하천대피소에 7시07분 도착
계획된 시간 7분 넘겼다.

연하천 대피소

다른 때와 달리 걸음이 무겁다.
여기에서 부터는 지리산 돌길을 걷어야 한다.

먼 산

이른 아침이지만 바람 한점 없이 무더운 날이다.
언젠가 한여름 8월1일 종주했었던 기억이 난다.
생수 작은거 8병을 마셨었다.
초반이지만 오늘도 그 못지 않은것 같다.
삼각고지,형제봉을 거쳐 벽소령 대피소에 8시30분 도착

벽소령대피소

계획된 시간 보다 20분 지연.
준비해 온 제주오매기떡과 과일로 허기를 떼운다.

고민이 된다.
걷는내내 고민이 수없이 왔다 간다 한다.
끝까지 종주?장터목서 탈출?

여기서 부터 세석대피소 까지가 나에게는 마의 구간이다.
꽃대봉,덕평봉,칠선봉,영신봉 산허리를 돌다가 봉우리를 넘으면 또 내리막 그리고 또 산허리 오르막 너덜길을 돌아야 한다.지리산 종주 때 마다 제일 힘들어 하는 구간이다.
초보때는 2시간 만에 통과했는데 이젠 점점 시간이 늘어난다.
오늘은 2시간 30분 예정.
힘들게 세석대피소에 11시27분에 도착했다.
계획된 시간 보다 30분 지연.

세석대피소

하산시간 6시까지 계산 하면 시간은 큰 문제 없다.
장터목에 1시 도착,천왕봉에 2시 도착 그리고 하산하면 5시.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더위다.
그래 촛대봉에 올라가서 생각 해 보자.
천왕봉을 갈 것인지 아니면 장터목서 바로 탈출 할 것인지.
오늘은 힘들다.너무 덥다.
촛대봉에 천왕봉을 바라보며 30분을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봣다.

촛대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

오늘은 비록 종주는 포기하지만 지리산이 나에게 주는 선물.
앉아만 있어도 바라 보고만 있어도 맘이 평안해지는 장소인
촛대봉과 연하선경을 바라 보며 미완의 종주를 위안 삼는다.

연하선경

오랫만에 지리산을 쉬엄 쉬엄 걷다 보니 그 동안 급하게 움직이느라 보지 못했던 지리산 구석 구석이 눈에 들어 온다.

연하선경

이 또한 산행의 또 다른 맛.
장터목을 거쳐 중산리에 4시에 하산 13시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장터목 대피소

 

중산리 계곡

 

중산리 산행 종점 통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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